■ 연출, 각본: 남동협
■ 원작: 엘리 크레이그 감독의 '터커 & 데일 Vs 이블 (2010년)'
■ 출연: 이성민, 이희준, 공승연, 박지환, 이규형
■ 시놉시스: 얼굴만 봐도 상대방이 겁을 먹게 되는 외모의 '재필'과 '상구'는 전 재산을 털어서 전원생활을 만끽하기 위해 시골 외딴 집으로 이사 가던 도중 동네 경찰에게 찍히게 되고 물에 빠진 '미나'를 구해주다가 납치범으로 오해를 받게 된다. 한편, '재필'과 '상구'가 이사 가려던 집 지하실에 있던 '어떤' 존재가 집 수리 도중 봉인이 풀리고 주변 상황과 맞물려 다시 세상 밖으로 나오려고 하는데...
![](https://blog.kakaocdn.net/dn/dnV8SA/btsIdRz2Weo/OcsyYV2RH3F5pk0WCQ4uXk/img.jpg)
■ 개봉날 받은 굿즈 스티커인데 포스터보다 이게 나은듯...
★ 후기 ★
■ 아주 잘 만든 B급 영화였던 '터커, 데일 vs. 이블'의 리메이크라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는 큰 기대는 하지 않았다. 한국 로컬라이징이 돼버리면 당연히 수위도 낮아질 것이고 구사하는 유머도 결이 달라서 상황은 그렇지 않은데 개그 연기 톤만 과하게 보여주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 뚜껑을 열어보니 단순한 리메이크는 아니었고 차별점을 두기 위해 새로운 설정을 추가하였고 전체적으로 아주 만듦새가 훌륭하고 세련된 B급 코미디 호러 영화가 한편 탄생했다. 솔직히 좀 놀랐다. 이 정도로 만족을 줄지는 몰랐으니까!
■ 피칠갑 코미디 호러 장르적 재미는 물론 수위를 적정선에서 조절하면서 스토리텔링에 방해되지 않게 연출이 되었다. 하지만, 사람들이 죽어 나가는 상황 자체의 연출은 타이밍과 편집이 아주 훌륭해서 어이없는 상황을 연속적으로 만들어 내며 웃음을 자아낸다.
■ 원작 영화의 주제이기도 하고 '핸섬 가이즈'에서도 강조되는 영화의 키워드는 역시 '선입견'과 '편견'이다.
시골 외지인에 대한 편견, 외모로 사람을 평가해버리는 세태에 대한 현실 반영을 한 '실생활 밀착(?)' 영화라고 할 수 있다.
■ 그러다가 후반부에서 새로 추가된 '오컬트' 설정'이 이 영화의 내러티브를 훨씬 풍부하게 만들어 주면서 이야기의 잔재미를 더 많이 뽑을 수 있게 도와줬다. (여기서 생각나는 여러 외국 호러 영화들이 있지만 언급하는 순간 너무 스포일러라서 생략) 이런 설정 덕분에 훨씬 더 'B급'스러운 분위기가 증폭하면서 영화의 '호러'로서의 톤이 훨씬 강렬해진거 같다. 코미디/호러에서 웃음을 뽑아내려면 '호러'쪽 설정이 확실하게 강해야만 코미디도 살기 때문이다.
■ 시작부터 대학생 일행이 생긴 것만 보고 '재필'과 '상구'에게 욕을 해대고 지나가던 경찰들 역시 그들의 외모를 보고 바로 위험한 인물로 낙인을 찍어버린다. 상대방의 이야기를 들어볼 필요도 없다. 이후에도 계속 이어지는 오해가 빚어낸 상황에서 '상필'과 '재구'는 일단 우리 이야기를 들어보라고 외치지만 무용지물... '소통의 부재' 역시 이 영화의 큰 키워드 중 하나이다. 근데, 사실 '상필'과 '재구'가 처한 상황이 보통 상황은 아닌지라 맞대면하고 대화를 하기는 겁이 나겠다... (;;;)
■ 이성민, 이희준, 공승연 세 주인공의 조합이 정말 좋다. '재필'역할의 이성민은 절제된 코믹 연기가 무엇인지 제대로 보여준다. 그래서 더 웃음을 줄 수 있었던 것 같고 '상구'역할의 이희준은 어리바리하면서도 주변 사람 잘 챙기며 극적인 상황마다 뜬금없는 대사를 해서 웃음 포인트를 담당했고 '미나'를 연기하는 공승연은 초반에 그냥 '사이드 캐릭터처럼 나오나 보다'하다가 위기의 순간에 어쩌면 '재필'과 '상구'보다 더 대단한 활약을 보여주면 '호러퀸'에 입문했다. 욕도 찰지게 잘하는 공승연 (거의 다 애드리브이었다고 함.)
■ 두 명의 경찰관인 박지환과 이규형 역시 존재감 확실했다. 박지환은 '범죄도시'의 '장이수' 이미지가 너무 강했는데 이번에 시골마을의 경찰의 '최소장' 역할로 좀 결이 다른 코믹 연기로 눈길을 끌었다. 후반에는 온몸으로 열연을 하기도 한다. 정말 보여줄 건 다 보여줬다. 이규형이 맡은 '남순경'은 '최소장'만큼 두 주인공에게 적대적이지도 않고 착하게 나온다. 그러다가 나중에 말도 안 되는 일을 겪으면서 어쩔 줄을 모르는 연기를 훌륭하게 해줬다.
■ 코미디 호러 장르가 가끔은 한국에서도 나오긴 하지만 아직도 생소하다. 그 두 장르가 합쳐진다는 것 자체를 신기하게 생각하는 사람들도 많은 거 같고 '코미디를 보려고 갔는데 잔인해서 좀 그랬다'라는 인식도 좀 있는 것 같다.
■ '핸섬 가이즈'가 코미디/호러 장르의 불모지라고까지 느껴지는 한국에서 한 획을 그었다고 생각이 든다. 물론, 흥행까지 이어져야 비슷한 작품들이 많이 나올 것이라고 예상된다. 제발 흥행에 성공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