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값하는 영화 후기

[BIFAN 2024] 쫓고 쫓기는 호러 / 스릴러 '스트레인지 달링 (Strange Darling, 2024)' 후기

쿠엔틴핀처 2024. 7. 13. 11:20

공식 예고편 https://youtu.be/Gu7OfHvZjMU?si=VUkUqT--fSMitnbi

 

 

※ 아직 일반 관객에게 공개가 되거나 OTT를 통해 접하기 힘든 영화이므로 가급적 스토리상의 스포일러는 피하지만 영화의 형식에 해당되는 내용은 언급이 되어 있습니다.

 

 

 

 

 

■ 제28회 부천 국제 판타스틱 영화제 / 부천 초이스: 장편 / 감독상 수상

 

■ 감독: JT 몰너 - 장편 데뷔작 <무법자와 천사들>(2016)

 

■ 출연: 윌라 피츠제럴드, 카일 갈너

 

■ 간략한 시놉시스: 한 젊은 여성이 피투성이가 된 채, 공포에 질려 목숨을 걸고 내달린다. 이어서 그녀가 왜 그런 행동을 하는지와 함께 많은 놀라운 사실들이 밝혀진다.

 

 

 

 

■ 시놉시스를 위에 쓴 것처럼 최대한 간결하게 쓸 수밖에 없는 영화다. 그만큼 많은 내용이 스포일러에 해당하기 때문.

 

■ 영화의 오프닝 스크롤을 통해 '이 영화는 원나잇을 즐기려던 연쇄 살인범의 꼬여버린 일상을 극화시킨 내용'이라는 문구가 나온다.

 

■ 영화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는 6개의 챕터로 구성이 되어 있다는 것이다. (화면에 챕터를 나누어 진행된다는 문구가 등장하기도 한다.)

 

챕터를 나눠서 영화의 스토리를 전개 시키는 경우는 이전에도 유명한 작품들이 꽤 있었다.

 

  1. 여러 등장인물을 다루면서 각 인물들의 이야기를 각각의 챕터에서 심도 있게 다루는 경우 (펄프 픽션을 비롯한 여러 쿠엔틴 타란티노 영화들)
  2. 어떤 사건이 마지막에 벌어지게 될 텐데 챕터를 나눠서 그 사건이 점점 다가오고 있음을 마치 카운트다운처럼 활용해서 호기심을 증폭시키는 경우 (도니 다코)
  3. 챕터를 나눔으로써 마치 소설책을 읽는 듯한 느낌을 주는 경우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

 

 

■ 이처럼 다소 이야기가 길어지거나 관객으로 하여금 다시 집중을 하게 만들거나 분위기를 환기 시켜주는 역할로 챕터를 나누는 영화들이 있는데 '스트레인지 달링'도 이에 해당한다. 이때만 해도 '아, 쿠엔틴 타란티노 영화 느낌의 범죄 스릴러인가 보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 그런데 '스트레인지 달링'은 단순히 챕터를 나누는 구성을 택하지 않고 그 챕터를 뒤죽박죽 순서를 섞어서 비선형적인 서사구조를 선보이며 영화의 흥미를 돋운다.

 

■ 영화는 본격적으로 시작이 되면 'Chapter 3'라는 문구와 함께 다짜고짜 한 여자가 한 남자로부터 차를 타고 도망가는 장면이 나온다. 지금 저게 무슨 상황인지 알 수가 없고 궁금증을 증폭시키는 순간이다.

 

■ 이런 식으로 여섯 개의 챕터가 시간순을 무시한 순서로 진행이 되지만 영화는 정신이 없다기보다는 마지막까지 이 영화가 무슨 내용을 담고 있는지를 정말 궁금하게 만드는 탁월한 효과를 가져왔다. 정말 적재적소에서 한 챕터가 끝나는 식이다.

 

■ 똑같은 형식이라고는 할 수 없지만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메멘토'가 시간 순서를 완전히 뒤바꾸면서 마지막에 모든 이야기의 실체를 밝히는 방법과 비슷한 임팩트를 주는 영화였다.

 

■ '스트레인지 달링'의 촬영 감독 또한 빼놓고 얘기할 수가 없는데 바로 배우 출신 '지오바니 리비시'가 촬영 감독이다. 이름이 생소하다면 시트콤 '프렌즈'에서 피비 부페이의 배다른 동생 프랭크 역할, 영화 '라이언 일병 구하기'에서 의무병 웨이드 병장 역할을 했던 배우이다.

 

■ 영화는 35mm 포맷으로 촬영이 돼서 아주 처음부터 70년대 영화 분위기를 물씬 풍긴다.

 

■ 영화 시작부터 이 영화의 테마곡처럼 쓰이는 1976년도 곡 나자레스 (Nazareth)의 'Love Hurts'가 영화의 레트로적인 분위기를 한층 더 빛내주는 역할도 한다.

 

https://youtu.be/vOn0z0IRVN8?si=fqq_2ZI29dV9-BI_

 

 

■ 화려한 원색톤의 색감도 영화의 매력 포인트 중 하나이다. 특히, 야간 장면에서 많이 사용되는 푸른색과 붉은색 톤이 아주 인상적이다.

 

여주인공 '레이디' 역할의 윌라 피츠제럴드는 넷플릭스 드라마 '어셔가의 몰락'과 아마존 프라임 드라마 '잭 리처' 시즌 1을 통해 얼굴은 익숙했는데 '스트레인지 달링'을 통해서 본인 커리어의 중요한 전환점을 맞이한 것 같다. 정말 신들린 연기를 보여주었다.

 

 

 

★ 총평 ★

 

연쇄살인마가 나오는 쫓고 쫓기는 추적극 범죄 스릴러에 플롯 상의 변주를 더해서 아주 독특한 영화가 한편 나온 것 같다.

 

이번 부천 국제 판타스틱 영화제에서 본 열댓 편의 영화 중에서 거의 TOP 3에 꼽고 싶을 정도로 촬영과 연기와 내용이 모두 인상적인 영화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