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값하는 드라마 후기

'분노'로 시작해 인생의 의미까지 담아낸 <넷플릭스> 코미디 시리즈 '성난 사람들 (Beef, 2023) 시즌 1 후기 + 시즌 2 소식

쿠엔틴핀처 2024. 3. 15. 15:06

크리에이터: 이성진

- 이성진은 이전까지 작가로 주로 활동 (시트콤 '2 브로크 걸즈', 코미디 '필라델피아는 언제나 맑음' 등)

- 아마존 프라임 SF 시리즈 '언던' (로토스코핑 기법을 이용해서 상상력의 끝을 보여주는 웰메이드 드라마)의 공동 제작자

- MCU의 차기작 영화 '썬더볼트'의 각본을 담당한다고 한다.

- '성난 사람들' 에피소드 1, 7~10화의 각본, 에피소드 10 연출을 맡았다.

주연: 스티븐 연, 앨리 웡

시놉시스: 여러모로 인생이 제대로 안 풀리고 있는 수리공 대니는 자수성가 사업가로 성공한 에이미와 주차장에서 시비가 붙는다. 열이 받은 대니가 그녀를 쫓기 시작하면서 단순 시비로 시작된 사건은 그 두 사람의 삶에 엄청난 혼란을 야기하게 된다는 내용

■'로드 레이지 (Road Rage)로 시작해서 그냥 둘이 서로 죽일 듯이 싸우다 끝나는 드라마인가?

- 로드 레이지 (Road Rage) : 운전을 방해받거나 추월당했을 때 순간적인 분노로 상대방에게 보복, 난폭 운전을 하는 경우

- 하지만, 막상 끝까지 보고 나니 각자가 자신의 인생에서 처한 당시 상황과 인간의 내면 탐구까지 이어지며 드라마 자체가 '카운슬링' 역할까지 해준다.

- 인간의 '분노'에 초점을 맞춘 2시간짜리 영화였더라면 매끄럽게 나오기 힘든 정말 끝내주는 롤러코스터 급 경험이었다.

■영화 중에 '분노'를 일으키는 다양한 상황을 그려낸 스페인 앤솔로지 영화 '와일드 테일즈: 참을 수 없는 순간, Wild Tales / Relatos salvajes, 2014) 이라는 작품이 있긴 하다. 그 영화도 추천!

'와일드 테일즈: 참을 수 없는 순간' 바로 가기 https://watcha.com/af/0/GpAEi9

 

와일드 테일즈—참을 수 없는 순간 | 왓챠

이륙 준비를 하는 비행기 안에서 우연히 서로 인사를 나누게 된 승객들은 그들이 모두 한 남자와 관계를 맺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watcha.com

 

 

■역시 잘 짜인 각본만큼 드라마나 영화를 탄탄하게 만들어 주는 건 없다. 10화 마지막까지 정말 감정의 기복만큼은 4DX 영화관에서 감상하는 수준이었다.

이성진 감독의 인터뷰를 보고 가장 흥미로웠던 게 완전히 다른 장르의 드라마의 '소프라노스'의 팬이라는 것이었다.

- 알게 모르게 소프라노스의 영향을 받은 장면이 몇 군데 있다. 다 보고 나서는 끄덕끄덕...

- 단순하게 캐릭터로 봤을 때는 '아이작' 캐릭터가 이에 속한다. '인종' 개그로 웃음을 끌어내는 것도 '아이작'

사프디 형제 감독의 '언컷젬스 (Uncut Gems, 2019)' 버금가게 불안한 상황으로 이끌어가는 능력이 정말 탁월하다.

- 단지 차이점이 있다면 '성난 사람들'이 훨씬 기승전결을 통한 빌드업이 자연스럽다는 것

- '언컷젬스'가 좀 더 자극적이라고 해야 될까...

- '성난 사람들'도 극단적인 상황으로 치닫는 과정 자체가 환상적이며 입체적인 캐릭터들을 통해 훨씬 수긍이 갈 만하게 정말 미친 듯이 최종 목적지를 향해 간다.

'언컷 젬스' 바로 가기 언컷 젬스 - 넷플릭스 (netflix.com)

 

언컷 젬스 | 넷플릭스 공식 사이트

빚더미에 올라앉으니, 빚쟁이들의 분노가 하늘을 찌른다. 이대로 무너질 수는 없는 뉴욕의 보석상. 입만 살아 떠드는 그가 진정 살길을 모색한다. 한탕에 모든 것을 건다.

www.netflix.com

 

■최근 들어 미국의 대중문화에서 아시아계를 다루는 방법이 훨씬 세련되어지고 성숙해졌다.

- '성난 사람들'이 그런 점에서 한 단계 업그레이드를 시켰다고 볼 수 있는 게 백인이나 흑인을 주인공으로 내세웠다면 이렇게까지 복잡한 심리묘사가 더 해질 수 있을까 생각도 든다.

- 아시아 이민자로서 겪는 고충을 너무 지나치게 부각시키지도 않으면서 적절하게 스토리상에서 활용을 굉장히 잘 해 냈다.

스티븐 연은 연기력이 물이 올랐다. '성난 사람들' 보면서 생각이 든 건 밑바닥부터 시작해서 정상에 오르는 범죄자 같은 역할을 해도 굉장히 잘 해낼 것 같다는 생각이...

■한국계 교포들에게 친숙한 일상용품들이 스토리상에서 자연스럽게 소개될 때 미국인들 눈에는 신선하게 보였을 것 같다.

■9화에서 거의 마무리가 되는 것 같더니 10화에서 제대로 긴 여정의 마무리를 예상치도 못한 방식으로 끝맺는다.

- 9화까지 계속해서 초조하게 보던 나도 10화의 초현실적인(?) 분위기에 해방감을 느꼈다.

■감독의 머릿속에는 세 시즌 분량의 스토리가 아직 담겨 있다고 하는데 리미티드 시리즈로 공개가 돼서 아직 시즌 2가 나올지 아니면 그냥 시즌 1로 마무리가 될지는 두고 봐야 안다고 했다. (시즌 1 종영 후 인터뷰에서 했던 이야기)

 

 

★시즌 2 소식★

시즌 1과는 전혀 다른 캐릭터와 스토리로 앤솔로지 형식의 드라마로 시즌 2가 나온다는 뉴스가 나왔다.

불화를 겪는 두 커플의 이야기일 것이라고 함.

출연진은 전부 새롭게 합류한 배우들이다.

- 찰스 맨튼 (드라마 '리버데일' / 영화 '메이 디셈버' 출연)

- 케일리 스패니 (영화 '프리실라' / '시빌 워 (개봉 예정)' / '에이리언: 로물루스 (개봉 예정)' 출연

- 제이크 질렌할 (영화 '소스 코드' / '옥자' 출연)

- 앤 해서웨이 (영화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 '인터스텔라' 출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