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값하는 드라마 후기

죽은 남편이 살아있다? <넷플릭스> '범죄/미스터리 영국 드라마 ‘비밀의 비밀 (Fool Me Once, 2024)’ 후기

쿠엔틴핀처 2024. 3. 18. 2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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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의 비밀 | 넷플릭스 공식 사이트

전직 군인 마이아는 살해당한 남편이 보모 감시 카메라에 찍혀 있는 것을 목격한다. 뒤이어 마이아는 치명적인 음모를 발견하는데. 그 뿌리는 먼 과거까지 깊이 뻗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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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작: 할런 코벤의 소설 ‘Fool Me Once’

크리에이터: 할런 코벤

연출: 데이비드 무어 (아웃랜더 연출)

각색: 대니 브로클허스트 (할런 코벤 원작의 '내 이웃의 비밀' '스트레인저' '스테이 클로즈'의 크리에이터이기도 함.)

출연: 미셸 키건, 아딜 아크타르, 리처드 아미티지, 조애나 럼리

시놉시스: 영국 육군 전투 헬기 조종사 대위 ‘마이아 스턴’은 파병되었다가 민간인을 포격하는 영상이 해커로 인해 유출되면서 엄청난 비난을 받고 전역 후 교관으로 일하고 있었다. 파병을 가 있는 동안 유난히 사이가 돈독했던 언니 ‘클레어’가 강도사건으로 사망하게 되고 남편 ‘조’도 최근 공원에서 누군가의 총에 맞아 사망했다. 그러던 어느 날, 집안의 보안 카메라 영상에서 살아있는 ‘조’의 모습을 보게 되고 충격을 받는다. 또, ‘클레어’의 아이들은 어머니 살해에 대한 진실을 찾으려 노력하는데 과연 두 건의 살인사건은 연관이 있을까?

 

넷플릭스와 5년간 14개의 작품을 계약한 할런 코벤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드라마가 또 나왔다. 총 14개중 7번째 작품인데 2020년부터 작품이 공개가 됐으니 5년이 거의 다 찼다. 그런데 추가로 4년을 더 계약했다고 한다. 현재까지는 계속 드라마로만 공개되었는데 영화 제작 가능성도 있다고 함.

■특이한건 미국출신의 작가임에도 아직까지 미국 드라마는 단 한편도 나온 적이 없다. 폴란드, 프랑스, 스페인에서 제작이 되었고 영어권 드라마는 전부 영국 드라마로 제작이 되었다.

■‘비밀의 비밀’의 경우 계급사회 특유의 분위기를 보여주기 위해 미국보다는 영국이 더 맞아서 영드로 제작된 것이라고 한다.

 

할런 코벤 작의 기본 공식을 살펴보자면

1 ) 주요 인물들은 우리 주변에서 볼 수 있는 일반인들: 범죄/스릴러/미스터리 장르라고 해서 스파이 액션물처럼 첩보기관이나 뛰어난 요원이 나오는 건 아니고 평범한 우리 주변의 이웃 같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주로 하는 편이다. 물론 관계자로 경찰은 항상 나오지만 보통 주인공이 자신의 힘으로 사건을 헤쳐나가는 편이다.

2 ) 주인공 주변인물의 실종 (또는 죽음)이 주된 소재로 쓰인다: 보통은 실종인 경우가 많은데 ‘비밀의 비밀’에서는 죽은 남편이 보안 카메라에 잡히면서 실종으로 몰아가는 분위기다.

※할런 코벤 본인이 직접 밝히길 소설에서 인물의 실종을 굉장히 선호하는 이유는 죽어버리면 모든 게 끝이지만 실종일 경우 어느 정도의 ‘희망’을 가질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3 ) ’누구에게나 비밀은 있다’의 공식: 주인공이 몰랐던 사라진(죽은) 인물의 과거사가 매회를 거듭하며 과거에 조금씩 밝혀지면서 퍼즐이 맞춰지는 할런 코벤이 가장 선호하는 스토리 전개 방식이 궁금증을 유발한다.

4 ) 주조연 캐릭터의 풍부한 서사: 메인 주인공외에 조연급의 캐릭터들도 감정이입을 할 수 있게 많은 개인 서사가 부여되고 나중에 가서 결국 엔딩에 어떤 식으로든 관련이 있다.

5 ) 충격의 반전: 온갖 우여곡절을 겪고 결국 밝혀지는 사건의 전모를 접할 때 느끼는 카타르시스가 대단하다.

 

‘비밀의 비밀’ 역시 위의 공식을 아주 정석대로 따라가면서 단서가 나올 때 마다 모든 주요 인물들이 범인이 아닌가 싶게 이야기를 잘 끌어간다.

■조금 아쉬웠던 것은 몇몇 캐릭터의 서사가 쓸데없이 많았던 것 같고 마지막에 과연 최종적으로 메인 플롯에 많은 관련이 있었나 생각해 보면 딱히 그렇진 않다. 내용을 꼬아놓아 늘려놓은 느낌이 드는 편이라 8부작을 채울려고 하위 플롯이 많아진 게 아닌가 싶었다.

마지막 엔딩에서는 사족같은 장면이 나오는데 시청자들을 만족시키기 위해 붙인 것 같지만 참 쓸데없는 장면이다. 드라마의 톤과 어울리지도 않고…

■하지만 매번 기본 이상은 해주는 게 할런 코벤 소설을 영상화한 작품들이라 시간이 아깝지는 않다. 단 한번도 할런 코벤 원작 영상화 작품을 안 본 분이 ‘비밀의 비밀’을 접한다면 기승전결과 복선 회수는 확실하기 때문에 훨씬 더 재미있게 볼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