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값하는 영화 후기

['자연'과 '인간'의 '공존'에 대한 독특한 시선] 일본 영화 ‘악은 존재하지 않는다’ 후기

쿠엔틴핀처 2024. 4. 2. 19:42

 

■감독: 하마구치 류스케 ('드라이브 마이 카' 연출)

■배우: 오미카 히토시, 니시카와 료, 코사카 류지, 시부타니 아야카

■시놉시스:

- 작은 시골마을에서 무뚝뚝하고 과묵한 남자와 그의 어린 딸은 숲속에서 아주 조용한 생활을 하고 있었는데, 어느 날, 글램핑 건설 계획으로 마을 전체가 시끌벅적해진다.

- 도쿄로부터 관광객이 유입되면서 지역 경제 활성화에 한몫을 할 수도 있지만 정화조 설치 문제로 인해 마을의 식수가 오염될 것은 뻔한 일. 여러모로 글램핑 계획은 무리수가 많았기에 설명회에서 마을 사람들은 입을 한데 모아 현재의 공사계획은 개선되어야 할 내용이 너무 많다고 자신들의 생각을 말한다.

- 사무소 측 대표로 내려온 남녀 두 사람도 이를 깨닫고 회사 측에 이야기를 전달하지만 약간의 꼼수를 부리면서 계획을 강행하기로 한다. 양측 입장의 중간에 끼어버린 듯한 두 남녀 직원은 그 무뚝뚝한 남자를 다시 찾아서 의논을 하려고 마을을 방문하는데…

 

■일단, 평소 내 취향의 영화는 전혀 아니다. ‘드라이브 마이 카’도 본 적 없고 하마구치 류스케 감독의 영화는 이번이 처음이다.

■시작부터 엄청 길게 숲의 전경을 아래에서 올려다보듯이 계속해서 보여주는 걸 보고 대충 영화의 톤을 감 잡았다. 이거 굉장히 집중해서 봐야겠다는 생각도 들면서…

‘자연’이라는 성역, 인간에게는 ‘선’도 ‘악’도 아닌 공생의 관계일 뿐 인간이 자연으로부터 누리는 혜택도 자연이 인간에게 내리는 ‘선’이라고 할 수 없을뿐더러 인간의 입장에서 자신들의 편의를 위해 이용을 하는 것이고 자연이 내리는 재해도 인간에게 내리는 벌이나 ‘악’이 아닌 자연스러운 현상일 뿐이다.

■불친절한 영화 같으면서도 감독이 말하고자 하는 바가 설명회에서 마을 주민들의 대사를 통해 전부 전달이 되고 있다.

■극 중 대사가 메시지적인 측면에서도 중요하지만 중간중간 웃음이 터지는 유머러스한 대사들도 굉장히 잘 먹힌다. 감독의 연출 방식을 볼 때 아주 묵직하고 우울한 범죄물에서 블랙코미디도 잘 끌어낼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스코어의 활용법도 인상적이다. 거의 챕터를 나누듯이 몰입을 유도하는데 감독의 인터뷰에 의하면 음악에 이미지가 묻히지 않도록 음악과 이미지를 따로 떼어놓으려고 노력했다고 한다.

전체적인 느낌은 자연의 관점에서 인간이 정해놓은 ‘선’과 ‘악’을 바라보는 느낌도 든다.

분위기를 고조시키는 방법이나 클라이맥스에 도달했을 때 지극히 개인적인 느낌은 ‘호러’영화스러운 느낌을 많이 받았고 결말까지 보고 나면 일종의 ‘포크 호러’ 느낌도 나더라. 이건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감상일 뿐…